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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안경

Kame ManNen

by Waves. 2021.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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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메만넨

 

가메만넨(KameManNen) 은 안경제작으로 유명한 일본의 후쿠이 현 사바에 시에서 시작됩니다. 지금으로부터 아득히 먼 1917년에 설립된 자전거 부품 도금공장 "기무라 제작소". 7년 후인 1924년 일본의 유서 깊은 안경 브랜드 "마수나가(MASUNAGA)"로부터 안경 프레임(안경테)의 도금작업을 의뢰받게 됩니다. 이것이 기무라 제작소의 안경 제조로서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시간이 흘러 1941년부터 안경 프레임의 도금뿐 아니라 제작까지 시작하게 되었으며, 1946년에 사명을 "후쿠이 광학"으로 변경, 본격적으로 자사의 안경을 제조 및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1981년 후쿠이 광학은 안경업계에 있어 대단한 업적을 세우게 됩니다. 바로 티타늄 소재를 이용한 안경테 제조에 성공한 것이죠. 당시 티타늄은 우주 항공 분야에서나 사용될 정도로 제련이 어렵고 값이 나가는 소재였는데, 당시 후쿠이 광학의 사장이던 "기무라 켄지"의 지시 아래 4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마침내 티타늄 안경테를 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정말 존경스러운 점은, 엄청난 노력과 시간, 돈이 들어간 결정체인 티타늄 테 제조방법을 안경업계에 전면 공개한 것이죠! 이를 독점했다면 안경업계에서 상당한 돈과 위치를 차지했을 것이 분명했을 테지만, 그들의 용감한 선택으로 안경과 이를 대하는 인류의 역사에도 큰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가메만넨 113

 

가메만넨의 시작

 

티타늄 테 발명으로 안경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후쿠이 광학이지만 결국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휘청거리기 시작합니다. 브랜드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모습을 안타까워하던 후쿠이 광학의 직원 "와카바야시 시게루(Wakabayashi Shigeru)"가 당시 후쿠이 광학의 대표자의 아내를 설득해 브랜드 인수 및 분사작업에 들어가게 되고, 이윽고 2008년 우리가 알고 있는 가메만넨이 탄생합니다.

*가메만넨(カメマンネン)은 거북이라는 뜻의 가메, 만년이라는 뜻의 만넨을 합친 것으로, 일본 속담 "학은 천년, 거북이는 만년"을 가져와 튼튼하고 오랫동안 애용할 수 있는 안경을 만들고자 하는 뜻을 담았다고 합니다.

 

가메만넨이 탄생한 이후의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회사 운영방식의 변화에 있습니다. 기존 자체 제작방식에서 OEM 제조 생산방식으로 변화를 꾀한 것이죠. 많은 부분을 외부에 맡긴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 인터뷰를 들여다보면 그것이 확실해집니다.

 

Q1. 안경의 디자인을 직접 담당하고 있는지?

A1. "가메만넨" 안경 브랜드의 기획과 판매는 직접 담당하고 있고,
소수 인원으로 운영되는 회사이기에 디자인 회사의 디자이너에게 위탁하고 있습니다.


Q2. 디자인은 디자이너에게 위탁한다고 하였는데, 전담자가 있는지?

A2. 매번 다른 분에게 부탁하고 있습니다.


Q3. 하지만 디자인, 분위기가 통일감을 주는 이유는?

A3. 디자이너에게 "가메만넨"의 마음을 전하고 부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을 확정하기까지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쳐 어떤 제품에도 가메만넨의 철학이 제대로 깃들도록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Q4. 디자인을 위탁할 때 어느 정도 구체적인 이미지가 정해져 있는지?

A4. 아뇨, 없습니다 (웃음). 디자인은 기무라(전무)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이에 떠오를 때도 많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런 디자인이 없네."같은 느낌이죠.

 

가메만넨 플립 모델 KMN-54W

 

향후 행보

 

이후 디자인 부분에서 한계를 느낀 것인지, 2017년 대표를 교체하기로 합니다. 새로운 대표는 "토야마 히로시". 이탈리아의 안경업체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던 인물입니다. 디자이너로서의 감각과 해외 브랜드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메만넨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함과 동시에 해외진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재밌는 사실은 현재 가메만넨의 일본 내, 해외 매출의 비율이 20/80 정도로 일본 내에서는 입지가 많이 밀려있는 상황인데, 해외 매출 중 무려 40%가 한국이라는 점.

 

현재 가메만넨에서 주장하는 안경업체로서의 100년 역사는, 1946년부터 본격적인 제조판매를 시작했기에 엄밀히 따진다면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안경 관련 업무만 본다면 100년의 역사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생각합니다. 또한 가메만넨이 안경업계에 끼친 영향은 정말 크죠. 비록 후쿠이 광학으로부터 분사 이후 제조 관련해서는 기반이 많이 약해졌지만, 앞으로 전통을 유지하고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ㆍ1917년 자전거 부품 도금공장 "기무라 제작소" 설립
ㆍ1924년 "마수나가"로부터 안경 프레임 도금작업 수주
ㆍ1946년 "후쿠이 광학"으로 사명 변경, 자사 안경 제조 및 판매 시작
ㆍ1981년 사장 "기무라 켄지"의 주도 하에 티타늄 테 제작 성공
ㆍ2008년 "가메만넨" 탄생
ㆍ2017년"토야마 히로시" 대표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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