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COT
때는 미국의 남북전쟁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 1899년, 미국은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수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했고, 그와 동시에 수많은 이민자가 유입됩니다. 수많은 이민자 중 한 명인 하이만 모스콧(Hyman Moscot)은 동유럽 출신으로, 광학 관련 일을 하고 있었기에 자연스레 안경에 대해 잘 알고 있었습니다. 재건이 한창이던 미국 내에 안경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 생각했던 그는 조그만 수레를 하나 구해 직접 엄선한 안경을 싣고 뉴욕 맨해튼의 오차드 가(Orchard Street)에서 돌아다니며 안경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이만의 예상대로 안경사업이 인기를 끌게 되며 심지어 충성고객이 점점 늘어나게 되고, 16년 후인 1915년 마침내 오차드 스트리트 인근 리빙턴 가(Rivington Street)에 첫 리테일 샵을 열게 됩니다.
자녀 중 한 명인 솔 모스콧(Sol Moscot)은 15세 때부터 아버지를 도우며 경영에 참가했으며, 이후 1936년에는 모스콧이 시작됐던 오차드 가로 돌아가 매장 Sol Moscot을 열게 됩니다. 솔 모스콧이 운영을 이어받게 된 이후로, 대대손손 물려받는 가업이 되어 5대째까지 이어져오는 뼈대 깊은 매장을 만들어갑니다. 긴 시간이 흘러 2003년에는 드디어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스콧이 브랜드가 탄생하기까지 이릅니다. *모스콧은 105년이라는 역사를 자랑하지만, 사실 우리가 알고있는 램토쉬 등의 자체 제작한 안경을 대량생산, 판매를 시작한 것은 2003년으로, 모스콧이라는 이름의 안경 판매 매장의 역사와 모스콧이라는 브랜드의 역사의 시작은 다르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안경에 대한 아카이브를 쌓아온 모스콧. 여러 대를 거치면서도 그들이 절대 놓치려 하지 않았던 가치, 바로 고객에 대한 진실함과 정성입니다. 2018년 모스콧에서 자체 발행한 <더 모스콧 티어>에 게재된 3대 모스콧(조엘, 하비, 잭 모스콧)과의 인터뷰 내용을 짧게 발췌해보았습니다.
Q. 2세대 경영자이자 아버지인 솔 모스콧이 당신에게 알려준 것은 무엇인가요?
A. 아버지는 제가 무슨 일을 하던 고객을 공정하게 대하고 양질의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 하셨죠. 또한 고객이 모스콧을 찾는 것을 당연하기 여기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수많은 브랜드를 두고 모스콧을 선택한 그들의 결정을 우리의 능력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되며, 항상 고객에게 그에 대한 감사를 표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인터뷰 내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모스콧은 대를 거듭하면서도 잊히지 않는 창업 당시의 정신, 가치를 계승하는 동시에 새로운 세대의 감각을 더해 끊임없이 발전해나가고 있습니다. 그 예시는 매장에서 활용되는 소품에서도 엿볼 수 있는데요, 뉴욕의 모스콧 매장에서는 2대 솔 모스콧이 사용하던 안경 트레이를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용하고 있으며, 솔 모스콧이 노르웨이 출신 목수에게 직접 주문 제작한 목재 서랍장, 모든 매장에서 사용되는 미국산 주석으로 만든 천장 마감재, 그리고 마네킹 머리에 신문지를 덕지덕지 붙여 만든 '모스콧 헤드'로 위트까지 가미하며 모스콧만의 상징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이미지를 각인시켜나갑니다.
안경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라면 거의 알고 계실 만한 아넬형 안경인 램토쉬(Lemtosh) 라인을 제작 판매 중이며, 최근에는 메탈 안경 프레임으로도 제품 라인을 확장하여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수많은 셀럽들 또한 애용하는 모습과 함께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모스콧은 현재 전 세계에 16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고, 국내 또한 압구정 매장을 운영 중이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직접 방문하시어 모스콧을 몸소 느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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