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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안경

안경의 형태 - 크라운 판토 (Crown Panto)

by Waves. 2021.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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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쓴 소설 '헨리 4세'속 대사를 인용한 아주 유명한 한 줄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것은 안경의 형태 중 왕관을 닮은 '크라운 판토'입니다.

 

크라운 판토 안경을 착용한 러시아의 작곡가 쇼스타코비치

 

크라운 판토(Crown Panto)는 렌즈 삽입부의 모양이 둥근 판토(Panto) 안경의 림(안경테) 상부를 플랫하게 깎아놓은 형태에, 투박한 느낌으로 굵게 다듬어진 엔드피스로 이어지는 그 모양이 마치 왕관(Crown)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최근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아넬형 안경이 미국을 대표하는 형태라면, 크라운 판토는 유럽, 특히 프랑스를 대표하는 형태라 할 수 있겠습니다. 동양인의 얼굴에 잘 맞아, 동네 안경원 어느 곳을 가보아도 없을 수 없는 흔하디 흔한 보스턴형 안경의 기원이 된 프렌치 판토(French Panto). 크라운 판토는 여기에서 파생된 형태의 한 종류라고 여겨집니다. 프레임 프랑스(Frame France)의 대표적인 형태인 것이죠.

 

 

Oliver Peoples 의 보스턴형 안경 GREGORYPECK 45 RX

 

크라운 판토의 시작은 1930년대의, 초기에는 림이 매우 얇고 작은 사이즈로 제작되던 것이 시대를 거듭하며 40~50년대에 들어서며 점차 두터운 생지를 쓰기 시작하면서 60년대에는 전성기를 꽃피웠다 할 수 있습니다. 40년대에는 미국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끌기도 했죠.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결과적으로 지금의 볼드한 스타일의 안경이 완성되었습니다.

 

 

Lesca 의 대표모델 중 하나인 PICA

 

재밌는 사실은, 크라운 판토라는 단어는 프랑스 및 유럽에서 지어진 것이 아닌, 일본에서 붙여진 것입니다. 애초에 Crown 이라는 영단어를 프랑스에서 쓰일 일이 없었을뿐더러, 미국에서도 크라운 판토라는 명칭을 사용한 적이 없는 것이죠. 크라운 판토를 가장 잘 표현해내는 브랜드인 Lesca 에서도 크라운 판토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 붙인 이 이름은 안경의 형태를 직관적으로 잘 나타내는 대단한 표현이라 생각됩니다.

 

 

프레임몬타나 FMT 2-2. 메탈로도 제작되는 크라운 판토

 

글 서두에 적어둔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라는 문구처럼, 길거리에서 흔하게 접하기 쉽지 않은 형태의 안경이 크라운 판토이지만, 제대로 착용만 한다면 자신만의 개성, 유러피언의 멋을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는 정말 멋들어진 안경이라고 생각됩니다. 볼드하면서도 독특한 이미지를 원한다면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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