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가전, 심지어 음식까지, 삶의 전반적인 부분에 있어 레트로 열풍이 점점 거세지는 현대사회. 이에 따라 각 브랜드에서는 로고나 제품 자체의 디자인을 자사의 예전의 것을 복각하여 재출시하는 등의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하죠.
그렇다면 안경은 어떨까요? 크고 작은 둥근 형태의 메탈테가 성행하던 안경계 또한 그 흐름을 피해 갈 수 없었죠. 물론 스티브 잡스의 르노, 수많은 유명인이 애용한 린드버그 등 메탈테 또한 깔끔하고 클린한 이미지의 매력으로 예전부터 지금까지도 많은 마니아층을 섭렵하고 있지만, 특히 최근의 유행을 선도하고 있는 스타일은 뿔테 안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헐리우드 대표 배우 조니 뎁이 어느 시점부터 꾸준히 착용해 온 안경이 바로 미국의 "타르트 옵티컬 (Tart Optical)"에서 1940년대에 선보였던 대표 모델 아넬 (Arnel). 조니 뎁은 다양한 컬러를 소장하고 있을 만큼 타르트 옵티컬 아넬 마니아라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현재 출시 중인 제품들은 모두 오리지널 타르트 옵티컬이 아닌, 새로운 회사에서 만든 복각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기에 오리지널 제품은 대부분이 콜렉터들에게 넘어간 상태이므로 현재 개인이 새로이 소장하기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의견입니다. 또한 빈티지 제품의 경우 셀룰로이드 소재로 제작되었지만, 낮은 발화점으로 화재사고의 위험성이 대두되고, 아세테이트 소재가 발명되며 현재 출시되는 대부분의 제품은 이 아세테이트 소재입니다.
그러나 이 아넬의 형태는, 사실 프랑스에서 시작됐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할 듯 합니다. 이미 40~50년대 프랑스에서 어느정도의 형태가 잡히고, 완성되었다고 무방할 만큼의 디자인이 나온 상태에서, 그것이 대서양을 건너 미국의 매력이 입혀진 새로운 아넬형이 탄생한 것이죠. 바로 이 시점의 프랑스 디자인의 안경을 프렌치 프레임이라고 하는데, 최근들어서 규파드와 같은 브랜드가 등장하면서 이 프렌치 프레임에 대한 재조명, 복각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소비자에게는 더욱 풍부한 스타일의 아넬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죠. 해당 주제는 좀 더 공부하여 훗날 더욱 자세히 소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비록 오리지널 타르트 옵티컬 회사는 1970년 파산하여 사라지고 말았지만, 아넬형이라는 고유명사가 생길 만큼 수많은 브랜드에서 이 제품의 디자인을 복각 및 재해석하여 제품을 출시 중이죠. 대표적으로 레인코트 타르트옵티컬, 줄리어스 타르트 옵티컬, 모스콧, 하만, 하쿠산, 가네코 그리고 애쉬크로프트 등등... 몇몇 나열해보았지만, 이외에도 수많은 브랜드가 있는 만큼 아넬의 인기는 현재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브랜드 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기본 아넬형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 각각의 브랜드 색상을 입힌 다양한 디테일, 디자인의 출시가 이루어져,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상당히 높여준다는 것이겠죠. 대부분의 안경 착용자 분들께서 기본 아이템으로 추천하고 소장하고 계실 만큼 무난하면서도 멋을 낼 수 있는 디자인의 제품이기에, 안경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자신에게 맞는 아넬을 찾아 하나쯤 소장해보시길 권합니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유명한 말처럼 또다시 찾아온 유행일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점점 획일화되고 차가운 느낌의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속에서 많은 분들이 레트로를 지향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한편으로는 분명 이 시기가 지나가면 또 다른 형태의 안경에 대한 복각 제품이 슬그머니 고개를 내밀고 출시가 쏟아지는 날이 다가오겠죠. 그것 또한 그 시대의 "레트로" 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 그 시대가 오기 전, 지금의 레트로를 충분히 만끽하는 것도 소비자로서의 권리이자 재미이지 않을까 하네요. 결국엔 저를 포함한 모든 분께서 각자의 색채가 빛나는 날이 오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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