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학창 시절, 매주 월요일 등교 이후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으로 학교 수업의 시작을 알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교장선생님의 포스를 한층 업그레이드시켜준 바로 그 안경... 그리고 종종 미국의 경제성장기를 다뤘던 영화 등에서 등장하는 클래식한 차림의 배우들과 그들이 착용한 안경... 두 모습의 공통점에는 강한 인상의 안경이 있었고, 그 중심은 하금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교장선생님과 젠틀맨 두 가지의 얼굴을 갖고 있는 하금테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죠.
하금테 안경이란 안경의 윗부분은 뿔테, 아랫부분은 금속부분으로 이루어진 안경을 부르는 명칭으로 -참고로 아랫부분의 색상에 관계없이, 금속재질일 경우 모두 하금테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Browline Glasses" 라 부르며, 직역하면 "눈썹안경" 라 할 수 있는데, 말 그대로 얼굴에서 눈썹 부분을 커버하기 위한 안경입니다. 눈썹은 사람의 인상에 정말 큰 역할을 하는데, 눈썹 숱이 옅거나 아예 없는 분들을 위해 출시가 되었는데, 프레임이 모두 같은 재질의 안경은 이마가 넓은 분들에게는 잘 어울릴 수 있으나 자칫하면 안경 위쪽의 여백이 강조될 수 있고 특히 메탈테의 경우엔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하금테는 안경 상부가 강조되는 시각적 효과로 얼굴의 비율이 좋아 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1947년 미국 슈론 사의 부사장이었던 Jack Rohrbach 이 개발하여 "Ronsir" 라는 이름과 함께 최초의 하금테 모델이 출시되었는데, 이후 1950-60년대 미국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는데, 특히 50년대 안경 판매량의 절반 가까이 하금테일 정도였다고 합니다.
참고로 KFC 로고 속 할아버지로 유명한, KFC 창업자 Colonel Snaders 또한 슈론 사의 Ronsir 를 착용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모델의 경우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제작이 되고 있습니다. 비록 현재 출시되는 타 브랜드 제품에 비해 퀄리티는 조금 떨어진다는 평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나름 하금테의 선두주자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생각했을 때 안경을 잘 모르시는 분들께서도 부담 없이 도전할만하다 생각됩니다.
하금테가 첫 출시된 후 폭발적 인기를 토대로 수많은 브랜드에서 하금테 모델을 양산하기 시작하였으며, 현시대에도 백산안경(하쿠산메가네), 금자안경(가네코옵티컬), 자크마리마지, 커틀러앤그로스 등등 수많은 브랜드에서도 계속해서 하금테 라인을 출시 중입니다. 특히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레이밴의 경우, 선글라스 용도로 출시하여 지금까지도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죠.
위 설명대로 이마가 넓거나 눈썹이 빈약하신 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안경원에 방문하여 직접 착용해보신 분들은 느끼실 수 있는 점 하나, 인상이 굉장히 강해 보인다는 것이죠. 때문에 자칫하면 늙어 보인다라는 말을 들으실 수도 있겠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으라는 말처럼, 평소 어려 보인다거나 가벼워 보인다는 인상이 콤플렉스였던 분들, 좀 더 성숙하고 중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안경 하부가 각지거나, 둥근모양 등 안경의 전체적인 형태(쉐잎)에 따라서 미묘하게 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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