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피코트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뭐 저런 코트를 입냐고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이코트는 해군들의 움직임을 배려한 '디자인'으로 현재는 남성복에서 클래식한 아이템으로 인정받는 코트입니다.
피코트<PEA COAT>
<피코트의 원조는? 미국 VS 영국 >
피코트의 원조는 어디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국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이 아닌 영국 왕립해군 제복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리퍼 reefers'라고 하는 해군 소위 후보생이 입었던 두꺼운 더블 브레스티드 울 리퍼 재킷입니다.‘리퍼’란 ‘리핑’이라 불리는 과정인 돛대를 오르고 닺을 펼치는 임무를 수행하는 수병을 말한다고 합니다.
피코트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리퍼 재킷은 피코트처럼 매우 기능적입니다. 추위와 바람에 맞서는보온성을 확보하고 , 빠르게 감기는 로프의 마찰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더블 브레스티드(간단히 말하면 두줄 단추)로 만들어졌습니다. 싱글 브레스트(단추가 한줄로만 되어있는 것)에 비해 바람을 훨씬 잘 막아주었습니다.
또한 더블 브레스티드 여밈은 로프에 감길 가능성을 줄여주었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코트는 엉덩이를 덮는 기장인데, 길이가 길면 활동성에 문제가 있기에 기장을 줄였습니다. 피코트 기장이 엉덩이를 덮어 허벅지까지 온다면, 따뜻하지만 움지이기 불편하여 사실상 '해군'을 위한 제복이 아닙니다. 색상은 ‘인디고 네이비’입니다. 이 컬러를 채택한 이유는 원단이 더러워지는 것을 감추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탈색을 방지하는 기술이 없는 시대에 그나마 비나 바닷물, 태양광에 의한 탈색에 강한 컬려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미 해군의 피코트는 ‘다크 네이비’라고도 알려진, 거의 검정에 가까운 ‘미드나잇 네이비’ 색상으로 제작 되었습니다. 전쟁 이후 군 예산에 대한 압박이 커지면서 1967년에는 주머니의 코듀로이 안감과 소맷부리의 스티치 장식이 사라졌고, 1970년대 중반에는 단추들이 저렴한 단추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1980년부터는 검정색 멜턴 울 소재가 사용되었습니다.
어디가 디자인의 원조인지는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피코트가 널리 퍼진 것은 미해군의 덕분인 것은 사실입니다. 미 해군이 이 멋진 제복을 입고 전세계를 누볐으니, 이 멋진 옷을 탐낸 사람은 당연히 많았고 , 피코트의 실용성에 반한 군인들은 전역하고도 계속 입고 다녀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이 입는 옷이 되었습니다.
미 해군 피복 생산 공장에서 피코트의 완전판을 만든 것은 1940년대 후반이 되어서 였다고 합니다. 이 코트에는 제1차 세계대전 이전의 모델의 긴 라인과 플랩 포켓,13개의 별 모양 장식 대신 넓고 평평한 라펠과 여섯 개의 큼직하고 빛나는 검정 버튼이 달려있습니다.
오늘날 버튼에는 피코트의 가장 특징적인 요소로 로프에 감긴 닻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전 버전에 달려 있던 13개의 별들은 1776년에 독립 선언서에서 서명한 13개의 주를 상징 한다고 합니다.
<이름의 유래>
피코트라 부르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얘기가 전해집니다.
첫 번째는 코트에 사용된 원단 때문이라고 하는데, ‘피’를 아마 'pij'라는 18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음되어 ‘pijjakker’라는 전형적인 작업용 재킷에 사용된 거친 울 원단의 변형을 지칭하는 말로 보는 경우입니다.
두 번째는 . 혼잡하고 위험한 바다에서 배를 몰았던 항해사의 이름을 딴 파일럿의 'pilot'의 앞철자를 따 p-jacket의 앞 철자를 그저 잘못 쓴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가장 신빙성 있는 것만 가져 왔습니다.
<피코트 특징>
대부분의 군복에 있는 디자인과 디테일들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항상 입는 사람이 어떤 상황에 처할 것인가를 생각하여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디자인을 '기능을 위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며, 저또한 이렇게 디자인 된 옷들이 좋습니다. 그럼 기능과 디자인 두가지를 다갖춘 '피코트'의 특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차가운 바닷바람을 막기 위한 두껍고 질긴 모직 원단과 커다란 얼스터 카라가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얼스타 카라는 목을 감싸는 큰 카라를 뜻합니다. 이는 당시 지금처럼 패딩이라는 것이 나오기 전이므로, 두꺼운 모직물이 최고로 따듯한 원단중 하나 였습니다. 얼스터 칼라는 크고 넓어 칼라를 세우고 단추를 여미면, 바다위에 매서운 바람을 막아주었다고 합니다. 남성미는 덤으로 얻어갔습니다.
피코트의 더블브레스트(두줄 단추 여밈)는 양쪽 어느 방향을도 여밀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단추를 필요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여미며, 갑판위에서 행동 제약을 줄이기 위함이라 합니다. 기존의 코트나 반코트가 허벅지 아래로 내려가는데 비해 피 코트는 과격한 움직임에도 불편이 없도록 골반까지 오는 정도로 기장이 짧습니다. 롱코트는 갑판이나 돛대를 오르기엔 불편하므로 밑단을 아예 짧게 잘라 활동성을 준 것입니다. 피코트의 적절한 기장을 찾으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 생각에는 과거의 미군들이 입던 사진을 보며, 그와 비슷한 기장을 찾아가는게 가장 '오리지널'에 근접하게 입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더블 브레스트 단추와 옆구리에 세로로 난 주머니가 있습니다. 코트 안쪽에도 주머니가 있는데 이것은 당시 미 해군 수병들의 바지엔 주머니가 없었기 때문 입는 사람의 편의를 생각해 주머니를 하나 더 넣었다고 합니다. 과거 피 코트는 100% Kersey 모직으로 만들어져 거칠고 뻣뻣했으나, 현재는 착용감을 위해 대부분 Melton 모직 80%와 합성섬유 20%로 만들어 진다고합니다. 색상은 블랙이나 다크네이비가 주류입니다.
피코트는 명실상부 남성복의 클래식한 아이템으로 실루엣적 측면에서 유행을 타지만, 피코트라는 아이템은 유행을 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너무나 클래식한 아이템이므로 여러 브랜드에서 피코트를 복각하기도 하는데 , 첫번째 사진은 Schott의 피코트 , 두번째 사진은 Buzz Rickson피코트, 세번쨰 사진은 The Real McCoy’s 피코트 입니다.
스콧은 미국 브랜드로 피코트의 원조로 불리는 브랜드 입니다. Buzz Rickson과 The Real McCoy’s 는 복각으로 아주 유명한 브래드들이죠 . 저는 개인적으로 The Real McCoy’s 피코트가 가장 이쁜거 같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각자 생각하기 나름이니까 답은 없다는거! 작년 겨울에 2년정도 입던 피코트를 중고나라로 떠나 보냈는데, 글을 쓰다보니 클래식한 피코트 하나 가지고 싶습니다.
오늘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오늘도 마무리는 착샷으로 끝 마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피코트에 가장 잘어울리는 모자는 와치캡이라는 생각이들고, 실루엣과 코디 마다 느낌이 다 다릅니다. 역시 매력적인 옷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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